국정원 직원 임 모 씨가 가족에 남긴 유서까지 공개됐지만, 오히려 의혹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유서라고 보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몇 가지 의심스러운 부분들 때문입니다.
김근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윗선 지시 없이 실무자가 삭제?
자살한 국정원 직원 임 모 씨는 유서에서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해 자료를 삭제했다"고 썼습니다.
하지만, 실무자인 임 씨가 마음대로 자료를 삭제할 수 있는지는 의문점입니다.
더욱이 사이버 전문 기술직원인 임 씨가 윗선 지시 없이 임의대로 행동했다는 건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남편 출근 5시간 뒤 실종 신고?
임 씨가 집을 나선 건 오전 5시쯤.
그런데 임 씨 부인은 오전 10시 반쯤 소방서에 "남편이 부부싸움을 하고 나갔다. 낚시터를 잘 가니 찾아달라"고 신고합니다.
부인이 왜 갑자기 남편 출근 5시간 만에 실종 신고를 하게 됐는지는 아직 확인된 게 없어 여전히 의문입니다.
국정원 기본 업무라며 왜 삭제?
임 씨는 '국정원의 기본적인 업무인 대북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고 말하면서,
굳이 '국정원 위상을 고려해 자료를 삭제했다'는 내용도 문맥상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관련 의혹들은 국정원 측이 증거자료를 제출하면 충분히 해명이 가능한 상황.
하지만, 임 씨가 왜 의문스러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죽음을 선택했는지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