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선고가 하급심에서 잇따르고 있지만, 대법원에서는 여전히 유죄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안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입영 기피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병역법 88조 1항은 2011년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났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병역법 조항에서 정한 처벌 예외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죄를 확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국제연합 자유권 규약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라는 권고안을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법률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현역 입영대상자인 안씨는 2014년 3월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 양심에 따라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며 입영을 거부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병역법에서는 병역거부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04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유죄로 판단했고, 이후 법원은 이들에게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실형인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왔다.
그러나 최근 하급심에서는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한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수원지법은 지난 13일 양심적 병역거부가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에 근거한 것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고, 국가기능을 저해하거나 다른 사람의 권익을 침해하지도 않는다며 종교적 신념으로 입대를 거부한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또 이달 12일 광주지법에서
2004년과 2011년 두차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던 헌법재판소도 지난달 9일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고 다시 심리에 들어간 바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