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부탄가스를 터트린 10대 중학생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학생은 범행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학생이 카메라를 설치한 뒤 체육복에 불을 붙입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찍으며 중계하는가 하면,
▶ 인터뷰 : 이 모 군 / 방화 피의자
- "엄청나게 큰 폭발음과 함께 학생들이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재밌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부탄가스를 한 개 더 가져오는 건데"
우왕좌왕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즐기기까지 합니다.
15살 이 모 군이 2년 전 다녔던 중학교 교실에서 부탄가스를 터트린 겁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교실은 쑥대밭이 됐고, 학생들은 공포에 떨었습니다.
▶ 인터뷰 : OO중학교 학생
- "폭발이 일어났는데, 저는 (폭발이 일어난 교실) 위층이니까 아래가 좀 울리는 듯이 그랬고…."
친구에게 도망치는 상황을 전하는 여유까지 부렸던 이 군.
하지만, 범행 9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검거 당시 등에 메고 있던 가방 안에는 휘발유 1.5L와 부탄가스가 들어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임병숙 / 서울 양천경찰서 형사과장
- "저희가 가방 확인을 하니까 그런 물건이 나와서 이건 뭐에 쓰려고 그러느냐 그러니까 또 다른 데 가서 해보려고 그랬다고…."
과거 이 학교에 다니다 한 차례 학교를 옮긴 뒤, 다시 대안학교 전학을 앞뒀던 이 군.
경찰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MBN뉴스 배정훈입니다. [ baejr@mbn.co.kr ]
영상취재 : 유용규·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