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아 임신에 낙태요구 시아버지…법원 "이혼은 안 돼"

【 앵커멘트 】
여자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낙태를 요구했습니다.
며느리가 이혼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17년 전, 당시 26살이던 여성 이 모 씨는 현재 남편 김 모 씨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시아버지와 한집에서 살았지만, 슬하에 두 딸을 두고 평범한 가정생활을 꾸렸습니다.

하지만, 2005년 쌍둥이를 임신하면서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성별 검사결과 여자 아이로 밝혀지자 시아버지와 남편이 임신중절수술을 요구한 겁니다.

평소에도 순응하며 살았던 이 씨는 고민 끝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이 씨가 돌연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더니 이혼 소송을 냈습니다.

그동안 시아버지가 자주 나무라고 자녀 양육이나 생활비 지출 문제 등을 놓고 다투면서 더는 결혼생활을 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1·2심 법원 모두 이혼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남편이 아내의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하며 양육비도 지급해 왔고,

시아버지도 뒤늦게 분가를 허락하는 등 노력했다"며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혼인 관계가 파탄이 나진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