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던 1985년, 행정고시(29회)에 합격한 박 부지사는 중앙인사위원회 정책총괄과장, 청와대 인사수석실 선임행정관, 중앙인사위원회 성과후생국장, 행안부 혁신정책관, 행안부 인사기획관 등을 거친 조직내 대표 인사·조직통이다.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석사, 버지니아텍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뜨거운 학구열로도 유명하다.
김문수 도지사 시절인 2009년 11월 경기도 경제투자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경기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6년 동안 기획조정실장, 행정1부지사를 역임하며 ‘경기도맨’이 됐다. 특히 경기도의 오랜 숙원인 광교신청사 건립을 가시화하고, K컬처밸리, 판교환풍구 사고, 구제역,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을 원만히 처리해 ‘현장행정의 달인’이란 애칭을 얻었다.
이날 퇴임식에서 박 부지사는 “공직을 숙명처럼 여기고 나라가 어려울 때 앞장서준 경기도 공무원들이 한몸 처럼 도와주었기에 가능했다”면서 “특히 구제역과 AI가 극성일 때면 구내식당에 어김없이 등장하던 보쌈정식과 삼계탕을 아무 불평없이 함께 먹어준 경기도청 가족, 비상소집이 좀 늦게 걸려도 미리 상황실로 달려와준 직원들에게 고마웠다”고 회고했다.
10월부터 공무원 연금 수급자가 되는 박 부지사는 첫달 연금을 청년희망펀드에 기탁하기로 했다. 청년실업 문제를 선도적으로 해결해 내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 때문이다.
박 부지사는 “청년실업 문제를 경기도답게 해결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자 첫달 연금을 기탁하기로 했다”면서 “후배 공직자들이 경기도 다운 정책으로 수많은 청년에게 희망을 심어 주길 기대한다”고 덧
그는 “중앙과 지방, 경제부처와 일반부처를 두루 섭렵한 결과 경기도청 공직자들이 어느 부처, 어느 기관 공무원보다 우수하고 열정적이었다”면서 “후배 공직자를 믿고 ‘나는 경기도청 공무원이었다’라고 당당하게 외치면서 맘 편히 떠나고자 한다”고 인사를 대신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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