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유학간 딸과 아내를 8년간 뒷바라지 한 '기러기 아빠'가 낸 이혼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은 부정행위 같은 혼인을 파탄 낼 요인은 없었지만 장기간의 별거로 부부간 정서적 유대감이 상실돼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습니다.
부산에 사는 50대 남성인 A씨는 9년전인 2006년 2월 당시 13살이던 딸의 교육을 위해 딸과 자신보다 5살 연상인 아내를 미국으로 보냈습니다.
A씨는 딸과 아내가 처음 미국에 갈 때 동행했지만 이후 8년간 단 2번 미국에 가서 딸과 아내를 만났습니다.
그 외 기간에는 국내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면서 딸과 아내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꾸준히 보냈습니다.
A씨는 2009년 12월 아내에게 "경제적으로 힘들다. 친구들에게 돈 빌리는 문제로 우울하고 외롭다"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3개월 뒤에는 아내에게 국내로 돌아올 것을 권유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이후에도 이혼을 요구하거나 국내로 돌아올 것을 권유하면서 경제적 사정과 건강이 좋지 않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A씨 아내는 2012년 3월 8천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혼요구에 동의한다는 이메일을 보냈고 A씨는 5천만원을 송금했습니다.
A씨 아내는 여러 조건을 내세우며 귀국 의사를 내비친 적은 있지만 결과적으로 2006년 2월 미국으로 간 이후부터 지난해 6월까지 8년 넘게 한번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부산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옥곤
김 판사는 이어 "A씨 아내는 남편이 다른 여성과 부정한 행위를 하고 있어 이혼을 요구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