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올해 처음으로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를 유료화하고 있다. 그러나 유료화로 인한 축제의 성패가 나뉘면서 지자체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2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불꽃축제와 진주 남강유등축제, 순천 낙안민속축제 등 대표적인 지역 축제가 올해 유료화됐다. 부산불꽃축제는 오는 23일 전야제를 불과 3일 앞두고 있지만 20일 기준으로 유료판매 좌석 8000장 중 5000여 장 정도만 팔려 예약률은 6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좌석 판매율이 목표량의 16% 정도에 그쳤다. 특히 수수료 없이 취소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19일 취소 물량도 상당히 쏟아져 최종 예약률은 6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내 관광객의 예약 취소는 물론 불꽃축제 기간 일본에 태풍이 상륙한다는 예보가 있어 일본 관광객들의 단체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광안리 해변가 식당과 숙박업소의 예약률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정도로 떨어져 지역 경제 활성화에 오히려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부산불꽃축제를 돈을 내고 즐기는 수요는 정해져 있는데 부산시에서 해변 좌석을 판매하면서 식당이나 호텔을 이용하는 수요가 확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주 남강유등축제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유료화를 시도했지만 대체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주시에 따르면 축제기간인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총 관람객 수는 40만명으로 이 중 유료 입장객이 25만명에 달해 입장료 수입만 22억 2900만원을 기록했다. 진주시 관계자는“올해 축제 전체 수입액은 32억여원을 기록해 축제 재정 자립도가 43%에서 80%로 높아졌다”며 “가림막 설치 등 일부 운영 부분의 불만이 제기된 사항은 앞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남 순천 낙안읍성에서 열린 ‘제22회 낙안민속문화축제’는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 축제 관람료 수입으로 총 5700만원을 벌어들였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부산시민 이은지 씨(33)는 “지금까지 공짜로 보던 불꽃쇼를 올해부터 10만원이나 내고 보라니 황당하다”며 “어차피 시민들이 낸 세금이 24억원이나 들어가는데 또 돈을 받는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성원(40·창원)씨는 “유료화라 해서 처음엔 반신반의했으나 뮤지컬 등 공연을 비롯해 전시장이 예전보다 크게 늘어 볼거리가 많았다”며 “예년보다 행사장이 크게 복잡하지도 않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유료화에도 불구하고 일부 축제가 성공을 거두자 다른 지자체들도 유료화 검토에 나섰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축제 유료화를 지시했다. 창원시는 3대 지역 대표축제인 진해 군항제와 마산가고파국화축제, 창원 케이-팝(K-POP) 페스티벌에 대한 유료화 작업에
최규환 동아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축제를 유료화해 성공하면 예산을 줄이고 재정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며 “다만 유료화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컨텐츠를 보강해 더 좋은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고 밝혔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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