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항을 통해 냉동고추로 위장한 건고추(고춧가루용 마른고추)의 밀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양념으로 쓰이는 냉동고추가 건고추의 관세보다 10분의 1이나 낮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관세청 부산세관은 올해 들어 10월 현재까지 냉동고추로 위장한 건고추 밀수 6건, 95.5t(시가 5억원 상당)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 한해 적발건수 2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올해 적발된 건고추 95.5t은 컨테이너 5대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밀수 수법은 주로 컨테이너 문쪽에는 냉동고추나 고추씨가루를 싣고, 그 안쪽에는 건고추를 싣는 일명 ‘커튼치기’가 대부분이었다. 또 20kg 짜리 포대 상단에는 냉동고추를 쌓고, 검사하기 힘든 하단에는 건고추를 싣는 고전적인 수법을 사용했다.
양념으로 쓰이는 일명 ‘다대기’용인 냉동고추는 관세가 27%로 낮지만 건고추나 고춧가루는 국내 고추생산농가의 보호를 위해 관세가 270%로 높아 밀수업자들은 건고추를 냉동고추로 위장해 반입하는 수법을 쓴다.
세관은 지난 2월 컨테이너 문쪽에는 관세율이 낮은 냉동고추 4080포대(82t)를 적재하고, 안쪽으로는 냉동고추가 일부 섞인 건고추 1920포대(38t)를 실어 이른바 ‘커튼치기’로 건고추를 밀반입하려한 업자를 적발했다.
지난 8월에는 컨테이너 입구 쪽에는 중국산 고추씨가루(관세율 3%)
부산세관은 연말 김장철 등을 앞두고 고춧가루용인 중국산 건고추 밀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리대상화물의 선별·검사율을 높이는 등 통관 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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