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강간’ 인정되나…남편 29시간 묶고 성관계

다른 남성의 도움을 받아 남편을 결박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아내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전에도 여성이 남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적은 있지만, 아내가 남편을 성폭행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덕길)는 남편 박모씨(37)의 사지를 묶고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혐의(강간, 감금치상, 강요)로 아내 심모씨(40)를 26일 구속기소했다. 심씨를 도와 남편을 결박한 김모씨(남·42)도 감금치상혐의로 같은 날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심씨는 남편과의 불화로 올해 4월부터 별거하던 중,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의 마음을 돌리는 한편 이혼과 관련한 증언을 강요하기 위해 남편을 감금하기로 계획했다. 심씨는 지난 5월 남편을 종로구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부른 후, 공범 김씨의 도움을 받아 손발을 결박한 채로 29시간 동안 방에 가뒀다.
이 과정에서 심씨는 남편이 묶여 반항하지 못하는 것을 악용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심씨는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겨서 아내와 이혼하고 싶다”고 말하도록 강요해 이를 녹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4월 남자친구를 수면제를 먹인 후 성폭행 하려 한 혐의(강간미수, 흉기상해)로 여성 전모씨(45)를 기소한 바 있다. 이는 여성이 강간죄의 가해자로 기소된 첫 사례지만 전씨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항소심 중에 있다.
[유태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