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통한 백세시대 행복 찾기 ③ 2030직장인
<편집자 주> = 유례없는 저출산, 그리고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국민 건강’은 이 시대 최고의 국가 경쟁력이자 가장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미래 성장 동력이 되었다. 최근 치료에 집중되었던 보건의료산업도 점차 예방과 진단 중심의 의료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본 기사는 다양한 분야의 명의들과 함께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는 ‘암엑스포&건강페스티발’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백세시대를 맞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를 ‘지식과 정보의 공유’, 또 ‘건강 나눔 문화 확산’을 통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 어린이집 교사인 노선영(여·30세)씨는 치질로 고민이다. 당장 연말이 다가오면서 바빠진 회사에 휴가를 신청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지만, 무엇보다 사귄지 얼마 안 된 남자친구와 첫 여행을 치질 수술 때문에 취소하는 게 더 골칫거리다.
치질은 발병 부위가 민감한 탓에 주변에 선뜻 알리기를 꺼리고 수술 또한 미루기 쉬운 질환이다. 하지만 치질은 제 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큰 수술로 이어지거나 재발 가능성이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치질의 정확한 질환명은 치핵이다. 치핵은 피가 흐른다는 뜻에서 비롯된 단어로, 정맥층에 피가 몰려서 생기는 일종의 정맥류다. 치핵은 초기 별 증상이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항문 안쪽 점막 및 점막하 조직이 부풀어 오르거나 늘어져 빠져나오게 된다.
치핵은 변비나 설사로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거나,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을 때 항문 조직을 자극하는 게 원인이 된다. 또 섬유질 섭취량이 적거나 과음하는 습관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변비라는 증상이 함께 있다면 딱딱한 대변에 의해 피부가 밀려나오면서 치핵이 발생하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전체 170만 여건의 수술 중 치핵수술은 23만 여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워낙 치질 환자가 많은 이유도 있지만, 무조건적인 수술 문화도 한 몫 한다.
그렇다면 치핵은 수술을 통해서만 완치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치핵은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대부분 치핵은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치질 환자 10명 중 7명은 보존요법이나 약물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치핵은 증상에 따라 1~4도로 구분되는데, 먼저 1도 치핵은 배변시 항문에 힘을 줄 때 내치핵이 충혈되고 어쩌다 한 번씩 화장지나 변에 피가 묻는다. 마찬가지 배변 등으로 힘을 줄 때 항문 밖으로 덩어리가 튀어나오지만 저절로 들어가서 별로 불편하지 않다면 2도 치핵을 의심해볼 수 있다.
3도 치핵은 배변시 쉽게 덩어리가 튀어나오며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경우를 말한다. 만약 항상 덩어리가 노출되어 있거나 손을 써도 들어가지 않는다면 4도 치핵으로 진단된다.
1, 2도의 경미한 치핵은 보존적치료를 받으면 완치될 가능성이 높다. 2도 정도의 치핵이라면 고무밴드를 이용해 치핵 덩어리를 떼어내는 고무밴드 결찰술이나 열로 응고시키는 적외선 응고법 같은 간단한 비수술적 치료법이 적용된다. 하지만 3도 이상의 치핵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강윤식 기쁨병원 원장은 “치핵은 늘어진 덩어리로 실제로 보면 주위와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치핵을 무조건 잘라내는 등 잘못 수술이 진행되면 치료 후 항문이 좁아져 고생할 수 있다”면서 “수술 후에도 항문 기증이 잘 유지되도록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강 원장은 “치핵 수술 후 좌욕을 꾸준히 해주면 좋다. 좌욕을 하면 수술 부위의 대변으로 인한 감염을 예방할 수 있고, 항문 상처 주변의 통증과 부종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 온수좌욕 TIP
1. 40℃ 정도의 물로 5~10분정도 한다.
2. 항문 소양증이 있으면 좌욕 후 항문을 건조시켜 준다.
3. 소금물, 소독약을 타지 않고 맹물로 한다.
4. 하루 3~4회 아침, 저녁 배변 전후 하는 게 좋다.
5. 수술 직후에는 출혈을 야기할 수 있다.
한편 MBN·매경헬스
[매경헬스&올헬스 김대중 기자 slowpen@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