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법무부, 거센 반발 잇따르자…"최종 입장 아니다"
↑ 한발 물러선 법무부/사진=MBN |
2017년 폐지 예정이던 사법시험을 4년 더 유지하자는 법무부의 공식 입장 발표 후 로스쿨 학새과 교수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법무부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4일 로스쿨 학생들이 '사법시험 4년 유예' 결정에 반발해 남은 학사일정은 물론 내년 1월 변호사시험마저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은 물론, 서울대 로스쿨 등 일부 로스쿨에서는 집단 자퇴서가 제출됐습니다. 여기에 로스쿨 교수들 역시 내년 변호사시험과 사법시험 문제 출제를 거부하기로 해 논란이 더욱 커졌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법무부는 이날 의견 발표 하루 만에 "최종 입장이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으나 집단 반발 움직임이 진화되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키우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봉욱 법무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가 법무부의 최종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전날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사시 폐지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제시하며 공식 입장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한걸음 물러난 셈입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도 춘천지검에서 취재진을 만나 "최근 여러 법조 단체에서 법무부의 의견을 물어와서 의견을 낸 것"이라며 "앞으로 관계부처와 단체, 기관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검토한 이후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의 이같은 모습에 변호사 단체 간 갈등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사시 존치를 주장해온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무부가 최종 입장이 아니라고 밝히자 성명을 내고 "자퇴와 학사거부라는 '떼법'에 꼬리를 내리는 모습은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비판했습니다.
반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 모임인 한국법조인협회는 사시 존치를 적극적으로 주장한 대한변협 하창우 회장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무부처인 법무부가 하루 사이에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지난달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주관한 공청회에서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법무부가 불과 2주 만에 돌연 사시 폐지 4년 유예라는 의견을 들고 나와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맞서는 민감한 현안을 놓고 사법부나 관계 부처 소통에도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
대법원은 전날 "법무부로부터 사전에 설명을 듣거나 관련자료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로스쿨 관할 부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사시 존폐와 관련해 1년 내내 의견수렴을 해왔다는 법무부가 입장 발표 후 불만이 들끓자 다시 의견수렴을 하겠다는 건 난센스"라며 "땅에 떨어진 사법행정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걱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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