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범죄자의 재범을 막으려고, 약물을 투여해 성충동을 억제하는 게 이른바 '화학적 거세'인데요.
그동안 법무부 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몇 차례 약물치료가 시행됐었는데, 다음 달에는 법원 판결에 따른 첫 화학적 거세가 실제로 집행됩니다.
김근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찜질방에서 자고 있는 여성을 추행한 혐의로 5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성도착증이 있는데다 재범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징역 2년에 성충동 약물치료, 이른바 화학적 거세 3년을 명령했습니다.
보통 화학적 거세는 출소를 두 달 앞두고 집행돼 이 남성은 다음 달부터 약물 투여가 시작됩니다.
▶ 스탠딩 : 김근희 / 기자
- "화학적 거세는 법원과 법무부의 치료감호심의위원회에서만 결정할 수 있는데, 법원의 명령에 따라 실제로 집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최근 헌법재판소는 장기 수감 중인 당사자가 이의제기를 할 수 없는 현행법이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 선고 직후 화학적 거세가 바로 집행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재범 가능성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법무부에서 2018년 전까지 대책을 세우라고 결정했습니다.
▶ 인터뷰 : 김보람 /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
- "판결 선고 시점과 실제 집행 시점에 시차가 있기 때문에 다시 판단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현재 법원에서 화학적 거세 명령을 받아 대기 중인 사람은 모두 16명입니다.
법무부는 이번 50대 남성은 출소가 임박해 현행법대로 집행하지만, 나머지 성범죄자들에 대해서는 헌재가 정한 기간 안에 대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박상곤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