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카페의 무한반복 데이트코스로부터 지친 커플들의 오감을 사로잡는 ‘방탈출’카페가 이색데이트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4월 홍익대학교 앞에 문을 연 ‘이스케이프룸’를 시작으로 강남·신촌·신림·목동 등으로 퍼지고 있는 방탈출 카페는 예약을 최소 3주전에 해야 할 정도로 데이트 코스는 물론 송년회, 신년회 장소로도 인기다.
방탈출 카페는 6명 이하의 인원이 감옥탈출 등 컨셉으로 꾸며진 한 방에 들어가 추리력과 계산력을 활용해 한 시간 내에 자물쇠를 풀고 방을 탈출해야 한다. 탈출을 위해서는 자물쇠 암호의 힌트를 하나하나 풀어나가야해 자신의 지성을 뽐내고 싶은 뇌섹남녀(뇌가 섹시한 남녀)에게 안성맞춤이다. 스스로 문을 여는 쾌감도 있지만 상대의 엉뚱한 추리를 보며 미소짓는 또 다른 재미도 있다.
연말 데이트를 위한 방탈출카페를 찾은 이종섭(30·가명)씨는 “방탈출을 통해 여자친구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돼서 좋았다”며 “이번엔 탈출하지 못했으나 감을 익혔으니 다음번에 왔을 때는 방을 나갈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소다. 방탈출 체험을 1시간 하기 위해서는 1인당 1만5000원에서 3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서울 소재 한 방탈출 카페 운영자는 “매니아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고 연말연시 예약이 가득찬 만큼 아직은 가격을 내려 진입장벽을 낮출 계획은 없다”며 “다른 카페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식음료를 위주로한 기존의 카페시장이 사실상 포화에 이른 지금 사업자로서도 방탈출 카페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라는 평가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 수는 1만5000개에 육박한다.
방탈출카페들은 대부분 프렌차이즈 형태가 아닌 개인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생명이다. 손님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암호를 풀 수 있하는 톡톡튀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멀티방과 같은 기존 데이트 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기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다.
방탈출
[매경닷컴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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