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하고 어이없는 수법들이 동원되는 보이스 피싱 사기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70대 노인이 냉장고에 돈을 보관하라는 보이스 피싱 사기에 속아 8천만 원을 날렸습니다.
심우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아파트 안을 서성이던 30대 남성이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집니다.
잠시 후 다시 내려온 이 남성, 쫓기듯 황급히 달아납니다.
35살 박 모 씨는 지난달 4일 81살 김 모 씨에게 전화해 '금융감독원 직원인데, 누군가 할머니 통장에 있는 돈을 빼내려 한다'고 겁을 주고서.
현금을 찾아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면 안전하게 보관하겠다고 말하고는 김 씨를 밖으로 유인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해자
- "금융감독원이래요. 돈을 찾아갈 수도 있으니까 가서 돈을 빼라고 하더라고요. 봉투에 담아서…. 경찰이 서류를 가지고 올 테니까 받으래요."
김 씨는 금감원 직원을 보내겠다는 말에 속아 아파트 비밀번호까지 알려줬고.
보이스 피싱 조직원인 박 씨가 냉장고에서 현금 8천만 원을 들고 달아났습니다.
▶ 인터뷰 : 김선희 / 대구 남부경찰서 수사과장
- "부산에서 택시를 타고 한 시간 정도면 대구에 도착할 수 있으니까 인출책에게 할머니에게 알아 놓은 집 디지털 문을 열게 해서 들어간 것입니다."
36살 최 모 씨의 소개로 범행에 가담한 박 씨는 중국에 있는 총책이 휴대전화에 설치한 스파이앱을 보고 범행 장소를 찾아다녔습니다.
경찰은 박 씨를 구속하고 최 씨를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중국 총책을 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