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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협 판 깬 2대 지침…‘쉬운 해고’ 진짜 가능한가

기사입력 2016-01-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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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의 ‘노사정대타협’ 파기 선언에도 정부는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이른바 2대 지침 마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지역을 순회하며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에 속해있지 않은 업체 근로자 대표 등과 간담회를 열고 2대 지침에 대한 의견수렴을 계속해 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정년 연장 등으로 현장에서 지침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어 지침 마련을 마냥 늦출 수는 없다”며 “노사정합의문을 바탕으로 다른 여러 경로로 (2대 지침에 대한) 의견수렴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달부터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타협 파기 움직임이 계속되자 ‘노사정대타협은 일방이 파기한다고 해도 파기되는 것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지난 11일 한노총의 노사정대타협 파탄 선언 이후에는 “노사정대타협은 국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노사정의 약속으로 특정 합의주체 일방이 임의로 파기·파탄선언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노사정위원회법에 의거 의결된 것으로 법적으로 (파기가) 가능하지도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도 그동안 대타협의 일방적 파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노동계의 이탈로 사회적 대화가 중단되더라도 기존 합의문을 바탕으로 2대 지침 등 노동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해왔다.
야당의 협조와 동의가 필요한 5대 입법 처리와 달리 2대 지침은 정부 의지에 따라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어 노동계도 5대 입법보다는 2대 지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대타협 이전인 지난 해 3월 노사정 대타협이 한 차례 결렬된 것도 2대 지침을 둘러싼 노·정 갈등이 원인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노사정대타협이 이뤄지면서 합의문에는 ‘(2대 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충분한 협의’라는 문구에 대한 노·정 간의 해석차가 커 대타협에도 갈등이 해소된 게 아니라는 분석이 많았다.
일반해고 지침은 업무능력 결여에 따른 해고에 관한 판례를 정리하고 이 같은 해고가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절차들을 정리하고 있다. 저성과자에 대해선 기업들의 교육훈련과 전환 배치 등 성과 개선을 위한 의무를 명시하고 이러한 노력에도 개선이 없을 때에 한해서만 근로계약 해지를 인정하는 내용이다.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기존 취업규칙에 관한 지침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취업규칙 변경으로 근로자에 불이익한 부분이 있더라도 근로자 집단동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노동계의 반대는 특히 특히 일반해고 지침에 집중돼 있다. 일반해고 지침이 이른바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를 정당화하는 ‘쉬운해고 지침’이라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노동계의 ‘쉬운 해고’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율촌의 조상욱 변호사는 “(2대 지침으로) 해고가 쉬워진다는 주장은 법리적 측면에서는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지침이 마련된다 해도 해고의 정당성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에서 하게 돼 있고 법원의 판단은 정부 지침의 구속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사정위에 참여하고 있는 공익위원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는 지난 달 2대 지침 전문가 간담회에서 정부 지침 기초안 발표 후 “과연 이대로 하면 기업들이 해고를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 정도로 꼼꼼히 정리돼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동계 뿐 아니라 경영계에서도 2대 지침을 비롯한 노동개혁 논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조 변호사는 “쉬운해고냐 아니냐가 논쟁이 되다보니 현장에서 영향력이 더 큰 ‘성과주의 인력관리’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반해고 지침의 정식 명칭은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 가이드북’이다. 이 안에는 회사 내에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평가, 성과중심 임금체계의 도입 등 성과중심의 인력운영방안을 망라하고 있다. 지침의 일부인 저성과

자에 대한 해고 부분에 논란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침이 마련된다 해도 성과주의 인력관리 등이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노동계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한노총의 노사정대타협 파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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