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추운 날, 쪽방 거주자들의 겨울나기는 특히나 더 힘겹습니다.
싸늘한 방바닥에서 매서운 한파와 사투를 벌이는 이웃들을 신혜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좁은 골목길 사이로 한 평 남짓한 쪽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62살 김재언 씨는 방 안에서 좀처럼 두꺼운 점퍼를 벗지 않습니다.
차디찬 기운이 매섭게 파고들어도 기름 값 걱정에 보일러는 꺼둔 채 전기난로로 하루를 버팁니다.
▶ 인터뷰 : 김재언 / 서울 영등포동
- "요것도 (전기난로) 많이 틀면 안 되니까 두 시간 틀고 껐다가 집주인이 뭐라고 하니까 몰래몰래 트는 거예요."
용산의 또 다른 쪽방촌.
방을 나서면 건물 안인데도 얼음이 얼어 있습니다.
▶ 스탠딩 : 신혜진 / 기자
- "연일 한파에 이곳 공동세면장은 수도가 동파됐지만, 일주일이 넘게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 인터뷰 : 민윤식 / 서울 동자동
- "물을 틀어놓아야 하는데 안 틀어서 얼어버려서 목욕하러 가야하는데 목욕도 못하고…."
거리 노숙인들은 칼바람을 피해 보호시설로 모여들어 한기를 녹입니다.
▶ 인터뷰 : 이효선 / 브릿지종합지원센터 기획상담과장
- "(노숙인들이) 동사 방지를 위해서 찾아오시는 분이 많아서 현재 평상시보다 2배 정도 인원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십니다."
사상 최악의 한파라는 야속한 불청객에 취약계층은 힘겹게 겨울을 견디고 있습니다.
MBN뉴스 신혜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