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기름을 훔치려고 고속도로 밑으로 70미터 길이의 땅굴을 파 송유관의 기름을 조금씩 빼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행 준비 자금에만 8억원을 썼다고 합니다.
전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컨테이너 야적장.
땅을 파보니 수상한 공간이 나옵니다.
44살 정 모 씨 등 기름 절도단이 지난해 5월부터 만든 깊이 2m, 길이 70m의 지하 땅굴입니다.
▶ 스탠딩 : 전남주 / 기자
- "제가 서 있는 곳은 송유관이 매설된 장소입니다. 정 씨 일당은 기름을 훔치기 위해 8차로의 고속도로를 관통하는 땅굴을 넉 달에 걸쳐서 팠습니다."
이들은 본격적으로 기름을 훔치기 시작한 지난해 9월부터 걸리지 않을 정도만 기름을 빼내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남규희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 "탱크로리도 컨테이너 차량으로 위장하고 탱크로리가 (기름) 운반할 때도 승용차가 앞뒤로 가면서 보안에 상당히 신경 쓰고…."
또 빼돌린 기름을 판매할 주유소까지 매입하는 등 범행 준비 자금에만 8억 원 정도를 쏟아 부었습니다.
이들은 빼돌린 기름은 161만 리터로 승용차 3만대를 한꺼번에 주유할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빼돌린 기름은 경기와 충청권 주유소에 시세보다 싸게 처분해 22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습니다.
경찰은 정 씨 등 네 명을 구속하는 한편, 달아난 공범 두 명을 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