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최근 경제제재 빗장 열린 이란 진출을 지원해달라는 의견을 4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전달했다.
주 장관은 “시중은행과 협의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현지 기업금융 활성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주 장관은 삼성·현대차·SK·LG 등 30대 그룹 사장단과 취임 후 첫 상견례를 갖고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수출 부진을 정면 돌파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산업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가 열린 것은 2014년 이후 2년여 만이다.
30대 그룹 관심은 이란 등 신시장 개척에 집중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기업들은 “수출입은행 이외에 시중은행도 이란에서 파이낸싱할 수 있도록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주 장관은 “시중은행과 협의하겠다”고 화답했다.
현재 수출입은행은 이란에 한국 기업이 진출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70억 유로 규모 금융패키지를 마련한 상태다. 시중 은행들은 이란 결제 통화 확대에 대비한 시스템 확충에 나서고 있다.
30대 그룹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활용을 확대해 아시아 지역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에 한국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수 있게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주 장관은 “투자 발목을 잡는 규제는 과감히 풀고 정부가 갖고 있는 각종 지원수단, 예산, 세제, 금융의 모든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민간 전력시장 참여를 확대하고 한국전력 전기 판매시장 독점 완화 등 에너지 분야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했다. 스마트 가전 등 사물인터넷(IoT) 전자제품에 대해서는 에너지 소비 전력 기준 적용에서 제외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30대 그룹은 이달 말 산업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정부가 돈을 풀고 잘 되길 기대하는 천수답식 정책보다 메마른 땅에 물길을 내고 농작물을 기르는 수리답식으로 가야 한다”며 “거시에서 미시정책으로 경제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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