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모(30)씨는 연휴 기간을 맞아 성형 수술을 계획했다. 평소 콤플렉스였던 코 라인을 바꾸기 위해서다. 연차까지 사용하면 7일 이상 쉴 수 있어 지난달부터 서둘러 수술 일정을 잡았다. 최씨는 “이미 유명하다는 몇몇 성형외과들은 지난달에 예약 마감이 됐다”면서 “주변 지인들 너나 할 것 없이 성형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설 연휴를 맞아 시간적 제약이 있던 이들이 앞다퉈 성형외과, 피부과 문을 두드리고 있다.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대체연휴일을 포함해 5일 연휴 기간을 가질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연차를 사용하면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어 놓칠 수 없는 기회로 다가온다. 특히 설 연휴는 기온이 낮아 염증 등의 부작용 염려가 덜하고 시술 후 충분한 회복 기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성형수술의 적기로 꼽힌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형외과가 밀집한 청담과 압구정 일대의 성형외과는 이미 2주전부터 예약 마감은 물론 대기 손님 등록도 힘든 상황이다. 수술하지 않고도 주사 등 간단한 시술로 효과를 보고 회복도 빠른 쁘띠성형을 비롯해 눈, 코, 가슴 성형문의가 빗발친다. 연휴가 길다보니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수술을 계획한 이들도 등장했다. 일부 성형외과에서는 설 연휴 당일인 8일에만 휴업하고 다른 날에는 정상 영업을 하며 예약 고객을 받는 곳도 나타났다.
취업준비생 한모(26·여)씨는 “상반기 공채 전에 붓기라도 빼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에 3주 전부터 수술 날짜를 잡았다”면서 “면접을 보면서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생각때문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자가 방문한 4일 강남 한 성형외과에서는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이지만 예약자들로 부산한 모습이었다.
오후 4시에 예약을 했다는 한 여성은 “2시간 가까이 기다려서야 겨우 상담을 받고 수술일정을 조율할 수 있었다”면서 “여기뿐 아니라 어느 병원을 가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형 코디네이터로 근무하는 이은영(32·가명)씨는 “연휴를 기다리는 직장인이나 수능이 끝난 수험생, 취업 준비생들이 대부분”이라며 “연휴를 끼고 성형을 계획하는 고객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인들이 성형을 목적으로 관광 수요도 증가하면서 이 일대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성형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무리지어 수술을 받으러 다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압구정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황금 연휴를 이용해 한꺼번에 많은 곳을 성형하려고 무리한 수술 일정을 잡는 것은 위험한 계획”이라면서 “무분별한 판촉행사와 주변 분위기에 휘둘려 계획에도 없는 성형을 하지는 않게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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