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놀이 기획안도 저작권" 모방업체에 배상판결

밀가루를 이용한 어린이 행사의 기획안을 도용한 후발업체가 애초 기획안을 창작했던 업체에게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부(부장판사 오성우)는 밀가루를 이용한 어린이용 놀이 체험전을 운영한 A업체가 이와 비슷한 체험전을 나중에 시작한 B업체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B업체가 A업체에게 2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B업체가 A업체의 독창적인 구성과 표현 형식을 모방해 고의 또는 과실로 저작권법상 복제권, 공연권 등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체험전 기획안은 식재료인 밀가루를 일반적인 용도와 달리 행사의 소재로 삼고, 4개의 테마 방을 독특한 표현으로 구분하는 등 표현내용이나 방법에서 저작자의 독창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애초 기획자인 A업체는 2005년부터 이 모씨가 창작한 기획안을 바탕으로 밀가루를 소재로 한 어린이 체험전 ‘밀가루놀이 가루야 가루야’를 제작해 최근까지 사업을 해왔다. 그러나 2012년께 다른 이 모씨가 지방의 한 동물원에서 비슷한 테마의 체험전을 열고 B업체와 계약을 맺은 뒤 ‘밀가루&키즈랜드 체험전’이라는 이름으로 수도권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하자 소송을 냈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