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먹을 김치` 軍에 재납품한 업체에 "입찰 제한 정당"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조한창)는 품질기준에 미달하는 김치를 다른 김치와 섞어 군에 납품하다 적발돼 입찰참가가 제한된 김치 공급업체 A사가 방위사업청장을 상대로 “입찰제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과하게 숙성된 김치와 덜 숙성된 김치를 혼합하면 보관·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A사는 반품된 김치를 폐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러차례 다른 김치와 섞어 재납품하는 부정한 행위를 저질러 입찰제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A 업체는 2014년 군과 배추김치 납품계약을 체결하며 수소이온농도(pH) 4.2∼5.4의 잘 익은 김치를 공급하기로 했다. 김치의 pH 수치는 숙성정도를 나타내며 익을수록 작아진다. 하지만 업체는 지난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보다 많이 익은 pH 4.2 미만의 김치를 납품했고 군은 이를 반품했다. 이에 A 업체는 김치를 새로 담그는 대신 pH 5.8의 덜 익은 김치와 섞어 다시 납품했고, 사실을 안 방위사업청은 A 업체에 6개월의 입찰제한 처분을 내렸다.
업체 측은 6개월 입찰제한이 지나친 조치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A사의 행위는 장병의 건강, 위생, 사기에 영향 미칠 수 있다”며 “위반 내용이 가볍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처분을 감경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