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인 독수리가 파주 인근의 철새 도래지에서 수십마리씩 떼죽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낡은 고압전선을 쪼아대다 감전사하는 거라는데, 대책은 없는 걸까요.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길이 1미터가 넘는 독수리의 사체입니다.
다리엔 붕대가 감겨있고, 깃털은 불에 탄 흔적이 역력합니다.
지난 3일 파주 인근에서 감전된 상태로 발견돼 응급 수술까지 받았지만 결국 숨진 겁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렇게 감전으로 희생된 독수리만 스무 마리가 넘습니다."
천연기념물 제243-1호인 독수리는 몽골이 주 서식처지만 겨울이 되면 먹이를 찾아 파주 장단반도로 오는 겨울 철새.
하지만 최근 이 지역의 고압전선이 노후화되며 독수리들이 감전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갑수 /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 "전선을 하나 발로 물어요. 물고 있다가 부리로 다음 전선을 또 쪼아대요. 그러다 보니까 전기가 고압전선 아닙니까? 그게 흐르면서…."
인근 부대에도 정전이 발생해 자칫 군 경계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는 상황.
천연기념물을 관리하는 문화재청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문화재청 관계자
- "피복을 두껍게 해서 감전을 예방할 수 있도록 올해 한전에서 예산을 확보를 해서…."
하지만 공사는 봄철에나 시작될 예정이어서 겨울철새인 독수리들의 희생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