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왕' 권혁 시도그룹회장 조세포탈 유죄 확정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8일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권혁(66) 시도그룹 회장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권 회장은 국내에 근거지를 두면서 조세회피처에 거주하는 것처럼 위장해 2006∼2009년 종합소득세·법인세 2천200여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러나 소득세 2억4천여만원 탈루 혐의만 유죄로 확정됐습니다.
1심은 종합소득세 1천672억원과 법인세 582억원을 포탈한 것으로 판단해 징역 4년과 벌금 2천340억원을 선고하고 권 회장을 법정구속했습니다.
2심은 납세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사기나 기타 부정한 행위를 적극 동원하지 않았다며 대부분 혐의를 무죄로 변경하고 감형했습니다.
유죄로 인정된 2억4천여만원은 선박중개업자 명의 해외 계좌에 입금해 관리한 중개수수료·배당소득 7억원에 해당하는 세액입니다.
2심은 "국가 조세부과와 징수절차의 혼란을 초래하고 국가 재정에 손실을 가져왔다"면서도 "미화 2천만달러 상당의 소득세를 납부했고 포탈 세액이 아주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법인세 포탈로 함께 기소된 홍콩 자회사 시도카캐리어서비스(CCCS)는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권 회장은 1990년 선박관리업체 시도물산을 설립한 이후 한국·일본·홍콩 등지의 자회사에서 선박 용·대선, 자동차 해상운송 등의 사업을 벌여 '선박왕'으로 불립니다.
국세청은 2011년 4월 권 회장의 탈세 혐의를 포착해 역대 최대인 4천101억원
권 회장은 기소된 이후 세무당국을 상대로 2006∼2010년 종합·지방소득세 3천51억원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1·2심은 한국에 과세권이 있다며 권 회장의 소득에 매긴 세금으로 볼 수 없는 988억원만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이날 오후 이 소송의 상고심 판결을 선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