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과도한 교육열도 이혼 사유”

아이를 새벽까지 공부 시키고 폭언을 하는 등 부모 한쪽의 지나친 교육열로 부부 사이의 갈등마저 깊어졌다면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 김태우 판사는 A씨(44)가 아내 B씨(42)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친권·양육자 지정 청구소송에서 이혼을 허가하고 A씨를 11세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김 판사는 “두 사람은 양육 및 교육관이 상당히 다르나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적고, 신뢰와 애정이 남아있다고 보기 어려워 혼인관계는 파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친권 및 양육자로 아버지인 A씨를 지정하는 것이 아이의 성장과 복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에서 A씨가 제출한 녹음본에 따르면 B씨는 새벽 3~4시까지 아이를 재우지 않고 공부를 시키거나 “돌대가리야”라고 말하는 등 아이를 억압하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가 교육 문제로 다투게 되면서 B씨는 A씨에게도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디.
부부는 13년 전 결혼했지만 회사근무지 탓에 주말부부 생활을 했다. A씨는 5년 전부터 가족과 함께 살면서 아내의 양육 방식을 알게 됐고, 문제를 지적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B씨는 재판에서도 “경쟁사회에서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는 것은 부모의 의무이며, 사소한 교육관 차이는 대화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