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의 한 대추나무 밭에서 80대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잡고 보니 범인은 남편이었는데,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충북 보은군의 한 대추나무 밭.
나무 곳곳에는 경찰 통제선이 둘러져 있고, 밭 한가운데 투명한 비닐이 뒤덮여 있습니다.
84살 석 모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된 건 어제 오후 1시쯤, 이 밭의 주인이 처음 보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할머니가 발견됐을 당시 온몸이 상처투성이에 피를 흘린 채 이곳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범인은 다름 아닌 남편 88살 박 모 할아버지.
박 할아버지는 전날 저녁, 석 할머니와 경운기를 타고 농사에 사용할 흙을 퍼가려고 대추나무 밭을 찾았습니다.
밭에 통로가 좁아 경운기의 방향을 돌리지 못하자 석 할머니가 내려 앞을 봐주다 그대로 치이는 사고를 당한 겁니다.
▶ 인터뷰 : 이웃 주민
- "흙 파러 갔다가 경운기 바퀴에 걸려가지고 저렇게 옷이 딸려 들어가서 그랬대요."
시신을 두고 도주했던 박 할아버지는 경운기에서 혈흔이 발견되면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 인터뷰 : 정진영 / 충북 보은경찰서 수사과장
- "경운기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을 진술하셨고요. 그렇게 진술을 한 점과 건강상태를 고려해서 일단 석방을 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박 할아버지를 사체유기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