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여성에 무릎베개한 중년 남성…"도움 아니라 추행"

【 앵커멘트 】
지하철에서 만취한 20대 여성을 자신의 무릎에 눕힌 중년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이 남성은 여성을 도와주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근희 기자입니다.


【 기자 】
2012년 서울 지하철 1호선 전동차 안.

50살 최 모 씨는 술에 취해 몸도 가누지 못한 채 잠든 한 20대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최 씨는 이 여성의 옆자리에 앉더니 자신의 무릎 위에 눕혀 양팔을 주물렀고, 이를 본 한 승객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씨는 술에 취한 여성을 도와주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유죄로 봤지만 2심은 다른 승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행하려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이 다시 뒤집었습니다.

▶ 스탠딩 : 김근희 / 기자
- "처음 보는 여성을 무릎 위에 눕히는 건 돕기 위한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설령 도와주려는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 여성을 강제로 눕힌 건 추행이라고 봤습니다.

▶ 인터뷰 : 김보균 / 변호사
- "피해자가 머리를 빼며 명백히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 주목하여 강제 추행죄의 유죄를 인정한…."

대법원은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의도가 있어야만 추행 혐의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 kgh@mbn.co.kr ]

영상취재 : 박상곤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