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숙인 70%는 3년 이상 장기 노숙… 서울에만 850여명
↑ 사진=연합뉴스 |
최모(50)씨는 대출을 갚지 못해 가정불화가 생기자 집을 나와 2010년 노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6년 동안 공원과 길거리를 배회하며 잠을 자는 노숙생활을 한 최씨는 영양부족으로 심하게 몸이 야위었습니다. 또 군것질로 끼니를 때우다 보니 치아는 다 썩어 없어졌습니다.
최씨처럼 집을 나와 생활을 하는 노숙인이 서울에만 8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14일 서울시 노숙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서울 노숙인은 855명, 노숙인시설에 입소한 사람은 4천465명에 달했습니다.
노숙인 수는 기온, 동절기 응급잠자리 제공, 계절에 따른 일용직 노동 일자리 변화 등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여름에는 노숙인이 1천명 가까이로 늘고, 겨울에는 절반인 500명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중구와 용산구, 영등포구, 종로구에 노숙인들이 주로 몰려있습니다. 이곳에는 철도와 지하철 1호선이 연결되는 서울역, 영등포역, 용산역 등이 있다. 전체 노숙인의 약 70%가 이 4개 구에 분포했습니다.
노숙 장소는 지하공간, 건물 내부, 거리와 광장, 공원 등이 많았습니다. 봄·가을·겨울에는 지하공간에서 50%의 노숙인이 생활합니다.
겨울철에는 전체적으로 노숙인이 감소하지만, 지하철역이나 지하상가에는 추위를 피해 찾아오는 노숙인들이 증가합니다.
2013년 실태조사에서는 노숙인들이 거리에서 생활하는 기간이 평균 44개월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노숙인의 약 70%는 노숙생활이 3년 이상이었습니다.
또 노숙인의 40%는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가 3년 이상 노숙생활을 한 만성 노숙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연령대는 50대가 가장 많았고 대다수가 중·고등학교 졸업 학력자였습니다.
만성 노숙인의 경우 49.1%가 결혼을 하지 않았고 25.6%가 이혼한 상태였다. 결혼한 만성 노숙인은 10.2%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38.9%는 성인기 이후 가족을 구성한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숙인의 42.7%는 가족과 연락을 끊고 살고 있다고 답했고 가끔 연락한다고 답한 노숙인은 19.5%였습니다.
2014년 신규 노숙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노숙인들이 잠자리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료 급식소와의 인접성이었습니다. 잠자리 선택의 이유로 30.6%가 '무료급식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21%는 '일을 구할 수 있는 곳과 가까워서'라고 답했습니다.
서울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노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단계 자립지원 절차를 마련해 운영합니다.
시는 노숙인들을 위해 거리에서 직접 상담해 시설 입소를 유도하고 의료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노숙인시설에서는 자활프로그램을 운영해 일자리 교육과 공공·민간 일자리를 소개합니다.
특히 대다수 노숙인이 원하는 주거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임대주택 입주지원과 월 25만원 가량의 월세를 지원합니다.
2014년에는 노숙인 517명에게 4억 9천400만원을 지원했고 지난해에는 516명에게 4억 9천만원을 지원했습니다.
지난해 주거지원을 받은 490명 중 430명이 주거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192명은 취업에 성공해 사회활동을 하고 있고 99명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돼 노숙생활에서 벗어났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공공일자리 883개와 민간일자리 913개를 노숙인에게 지원했습니다.
또 노숙인들이 신용회복을 할 수 있도록 한국가정법률상담소와 함께 개인파산·면
노숙인 알코올 재활 프로그램도 운영해 매년 평균 35명이 술을 끊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숙인 지원에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노숙 문제는 결국 사회적 문제"라며 "사회에 복귀하고자 하는 노숙인들의 복귀를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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