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저녁 이 씨는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며 “빗길에 미끄러져 에어백이 터질 정도로 세게 부딪치는 바람에 가슴이 너무 아파 매니저에게 맡기고 인근 병원에 가서 CT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교통사고가 난 20일 밤 11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인근의 강수량은 5㎜ 이하였다. 이 시각 영등포구 일대에서는 우산을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보행자도 다수 목격됐다.
특히 이 씨가 몰던 차량은 시가 1억 원을 호가하는 ‘포르쉐 SUV 카이엔’ 차량으로 강력한 제동 성능을 자랑한다. 포스쉐 관계자는 “국내에 들어온 카이엔 차량은 모두 4륜 구동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며 “급 코너를 너무 빠르다 싶을 정도로 진입해 밖으로 튕겨져 나간다 싶어도 차체를 끌어당겨 아스팔트와 밀착시켜 사고 위험을 낮춘다”고 말했다. 이날 차량이 미끄러질 정도의 비가 내리지 않았고 수 억대를 호가하는 고급 차량의 성능을 비추어 볼 때 이 씨가 교묘하게 사고 책임을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21시간 동안 잠적한 이 씨의 행동은 음주운전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이 씨는 잠적한 이유에 대해 “사업 때문에 대전에 내려갔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어서 이런 일이 있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고급 외제차가 반파될 정도의 사고를 일으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후 음주측정에 사용되는 ‘위드마크 공식’에 따르면 시간당 0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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