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6년 만의 노동 당 대회 '김정은 시대' 선포
↑ 북한 노동당 대회/AP=연합뉴스 |
'김정은 시대'의 선포를 공식화하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6일 개막했습니다.
BBC와 CNN 등 평양에서 당 대회를 현장 취재하는 외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날 오전 행사장인 4·25 문화회관에 입장한 이후 현재 당 대회 첫날 회의가 진행 중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지난 당 대회 이후 김일성·김정일의 업적을 칭송하고 자신의 집권기 치적을 과시하는 한편, 김정은 시대의 정책노선을 밝혔을 것으로 보입니다.
군중대회나 부대행사가 열리는 날에는 당 대회 공식회의가 개최되지 않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당 대회기간은 3~4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당 대회 첫날 김 제1위원장 우상화에 주력했습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영원한 김일성, 김정일 동지의 당, 김정은 동지의 당이여"라는 문구가 들어간 조선작가동맹 시문학분과위원회가 지은 '위대한 승리의 봄이여!'라는 제목의 서사시를 소개했습니다.
노동신문도 이날 '주체혁명 위업수행에서 역사적인 분수령으로 될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라는 제목의 1면 사설을 통해 이번 당대회를 "우리 당 역사와 인류사에 특기할 승리자의 대회"라며 한껏 치켜세웠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36년 만에 개최되는 7차 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을 김일성·김정일 수준까지 격상시킬 것"이라며 당 대회를 계기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우상화가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 우상화는 북한식 유일영도체제의 확립과 장기 집권 토대 마련이라는 포석도 있습니다.
올해 들어 북한이 4차 핵실험(1월 6일)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2월 7일)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더욱 확고히 할 전망입니다.
2012년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문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노동당 규약에도 핵보유국을 명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소형 핵탄두 개발은 당 대회에 드리는 선물"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 북한 노동당 대회/AP=연합뉴스 |
평양에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북한의 초청으로 이번 대회 취재에 나선 130여명의 외신 기자들은 대회장 내부 접근이 금지됐으며 사진과 영상은 행사장에서 200m 떨어져 촬영하도록 제한됐습니다.
이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의 개회사와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등 당 대회 공식회의 상황은 북한 관영매체는 물론 초청 외신을 통해서도 보도되지 않아 '깜깜이 행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외국 국가나 당을 대표하는 주요 외빈도 참석하지 않아 '나 홀로 행사'로 치러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현재까지 의미 있는 외빈이 당 대회에 참석한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재일본조선인 축하단과 재중조선인총연합회 축하단 등 민간 쪽에서 참석한 것 이외 국가나 당을 대표하는 외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AP통신의 영상 서비스인 APTN은 이날 당 대회장인 평양 4·25문화회관 주변의 모습을 촬영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평양의 한 시민은 APTN과 인터뷰에서 "우리 당 6차 대회를 하고 7차 대회가 지금 36년 만에 정말 우리 원수님을 모시고 진행되고 있는데, 이 긍지와 자부심이 어느 정도인가는 우리 조선 사람들 모두가 다 느끼고 있는 것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7차 당 대회의 의미에 대해 "3대 세습을 공식화하고 김정은의 지도자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의 과도기였는데 (이번 당 대회는) 김정은 시대의 서막을 여는 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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