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신원밝힌 '신의 한 수'…세계수준 지문검색시스템
↑ 토막살인/사진=연합뉴스 |
경기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이 조기에 해결된 것은 대대적인 수색과 신속한 신원확인 덕분이었습니다.
숨진 지 20여일돼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피해자 시신에서 지문을 채취해 신원을 확인해낸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경찰의 지문검색 시스템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이달 1일 오후 경기 안산 대부도 불도방조제 인근에서 신원불명의 남자 하반신 토막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10개 중대 경찰력 900여명을 동원, 대부도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습니다.
당시 강풍과 비로 인한 악천후 속에서도 수색팀은 단 2일 만에 첫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11㎞ 떨어진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 인근 시화호 내수면쪽에서 이 시신의 상반신을 찾아냈습니다.
더 부패가 진행되기 전에 상반신을 찾아낸 것은 이번 사건을 조기 해결하는 열쇠가 됐습니다.
3일 오후 상반신이 발견되고나서 경찰은 신원확인에 주력합니다.
시신의 왼쪽 엄지손가락(무지)의 부패된 표피를 제거하고 진피 지문을 약품으로 복원해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엄지 진피지문으로는 대상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안산단원경찰서 수사본부는 다음날인 4일 그나마 부패가 덜한 왼쪽 두번째 손가락(시지) 사진을 찍어 경찰청으로 보냈습니다.
과학수사관리관에선 이 시지 사진에서 12가지 특징 인자를 찾아내 지문 검색 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
만 17세 이상 만 50세 이하 남성은 무려 1천900만명에 달했지만, 여기서 200여명의 대상자가 추려졌습니다.
경찰은 시지 지문 일치 대상자 200여명의 엄지손가락 지문을 시신의 엄지손가락 진피지문과 대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선 지문 분석가 60여명이 동원됐습니다.
↑ 조성호/사진=연합뉴스 |
6시간여간의 수작업 끝에 시신은 최모(40)씨라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안산단원서 수사본부는 피해자 신원을 토대로 곧바로 탐문 수사에 돌입, 하루만인 5일 최씨와 함께 살던 조성호(30)씨를 살인 피의자로 긴급체포했습니다.
조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1시께 최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17일부터 차츰 시신을 상·하반신으로 훼손해 26일 밤 대부도 일대 2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영화에서처럼 지문 사진을 넣으면 대상자 1명의 사진이 딱 뜨는 시스템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다만 지문의 특징 인자를 통한 대상자 범위가 추려지는데 이를 갖고 일일이 대조해야 신원을 확인할 수
이어 "우리 경찰의 지문검색 시스템 수준은 미국, 일본 등과 함께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현장 수사팀이 더 부패가 진행되기 전에 신속히 상반신을 찾은 것과 진피 지문 등을 통해 바로 신원을 확인한 점 등이 이번 사건을 푸는 '신의 한 수'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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