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인 쌀밥보다 더 자주 먹는 것은 무엇일까. 과자, 과일, 빵 등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커피를 꼽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성인(19~64세 남녀) 기준 주당 커피 섭취량이 11.99회로 집계됐다. 커피의 주당 섭취 빈도는 쌀밥 등 밥류보다 높았고 하루 3회 이상 마시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커피는 적당히 마시면 몸에도 좋다. 지난해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가 발표한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 3잔정도 마시는 사람은 1잔 미만인 경우에 비해 사망 위험이 절반정도 낮았다.
신 교수는 “연령·성·비만도·교육정도·흡연·연구·고혈압·당뇨병 사망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모두 고려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언제 커피를 마셔야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시간대별 상황별 커피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 비몽사몽 아침
비몽사몽 정신없는 아침에는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겨보자. 커피 속에 든 카페인 성분은 맑은 정신과 활력을 불어넣고 클로로겐산 성분은 장 기능을 강화해 배변·배뇨 작용을 돕는다.
전날 밤 얼큰하게 술을 마신 경우에는 카페인이 간 기능을 촉진해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시키므로 숙취해소에 좋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도중 발생하는 독성 물질로 숙취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단 위장이 약한 사람은 식후 커피를 마시도록 한다.
◆ 점심 식사 후
점심 식사 후 양치하기 귀찮거나 시간이 촉박하다면 아메리카노 등 순수 원두커피를 마시자. 커피에는 구취 억제 성분이 있어 입 냄새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믹스커피의 경우 구취 억제 성분이 첨가물과 결합해 효과는 사라지고 냄새가 더 심해질 수 있으니 피하도록 한다.
◆ 나른한 오후
점심 식후 나른한 오후에는 커피 한잔이 특효약이다. 카페인은 뇌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식장시간 업무에 지친 직장인이나 수험생 등의 경우 커피 한잔으로 집중력을 되찾을 수 있다.
플로리다 대학 연구팀은 하루 3잔 커피를 마시면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을 4년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카페인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쌓이는 단백질을 대사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카페인은 신경세포 자극을 함유해 기억력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 저녁식사 전
식사 전에 마시는 커피는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카페인이 체내로 들어오면 교감 신경계를 자극해 지방 분해와 열 발생을 촉진하고 체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한다. 이뇨 작용을 돕고 신진 대사를 활성화해 칼로리 소비를 늘리며 식전 포만감을 주어 식욕억제 및 과식 예방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 모든 효과는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순수 원두커피에만 해당된다. 프림이나 설탕, 우유, 생크림 등을 추가하면 칼로리가 높아져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두커피의 열량은 5kcal에 불과하지만 프림과 설탕이 들어간 믹스 커피는 열량이 50kcal가 넘고 커피 전문점 인기메뉴 ‘카라멜 마끼아또’는 평균 241kcal로 밥 한 공기(210g·300kcal)와 비슷하다.
◆ 운동시간
운동하기 전에 커피를 마시면 지구력이 높아진다. 미국 조지아대에서 운동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사이먼 히긴스는 600여건의 논문에서 커피 섭취량과 지구력 테스트 성적을 분석한 결과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지구력이 24%까지 증가했다고 지난해 밝혔다.
히긴스는 “커피는 자연스레 먹는 것이기에 이번 연구결과는 운동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 커피를 마셔 카페인을 섭취함으로써 카페인 약을 먹는 것만큼 지구력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커피가 순수 카페인과 같은 효과를 주진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나 이번 연구는 운동선수들이 약을 먹는 것처럼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커피 안에 카페인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 조지아대학교 연구팀 역시 커피 속 카페인이 운동 능력을 높인다며 연구팀은 9종의 이전 연구결과와 600여 개의 기사 등을 재분석해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한 전문가도 “커피는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며 “운동하기 1시간 전에 커피를 마시면 지방 연소에 더욱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 과하면 독이 된다
아무리 효능이 뛰어나도 카페인 과다 섭취 시 불면증, 신경과민, 불안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오후 5시 이후에 마신 커피는 수면을 방해하는데 이는 체내에 흡수된 카페인이 4∼6시간이 지나야 그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매일 750mg 이상을 섭취하면 카페인에 내성이 생겨 카페인을 마셔도 더 이상 잠이 깨거나 집중력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한 정신건강의학과 병원 원장은 “하루에 커피 3잔(카페인 300mg)까지는 괜찮지만 그 이상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며 “그 이상 커피를 과도하게 마시고 있다면 스스로 커피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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