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부실공사` 홍창원 단청장, 항소심도 실형

불에 탄 숭례문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사용이 금지된 화학접착제를 사용하고 공사대금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기소된 홍창원 단청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천대엽)은 10일 홍 단청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범행을 도운 제자 한모씨에게도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숭례문 복원공사는 화재로 상처받은 국민적 자긍심을 높이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면서 “피고인들은 계약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국민적 기대를 저버려 비난 가능성 높다”고 밝혔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인 홍 단청장은 지난 2012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숭례문의 단청 복구공사를 진행하며 천연안료 대신 화학안료(지당)와 화학접착제(아크릴에멀전)를 사용해 총 6억3000여만원의 공사대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렇게 색칠된 단청은 결국 복원된 지 3개월 만에 벗겨졌고, 다시 시공하는 데만 42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단청장은 당초 문화재청과 계약하며 복원에 자신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전통기법으로 단청을 복구해본 경험은 1970년 스승이 하는 공사에 잠시 참여했던 것이 전부인 것으로 조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1심은 공소사실 중 4억9000여만원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해 홍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또 제자 한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