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10년 전 가장 먼저 알아챈 의사가 있습니다.
눈앞의 환자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어갈 때, 이 의사는 전국을 돌며 환자들의 상태를 알리고 의사들의 의견을 모으는데 앞장섰습니다.
'가습기 의인'으로 통하는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장을, 조경진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기자 】
어린 아이들의 천식을 진료하던 홍수종 센터장 앞에 의문의 환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10년 전인 2006년부터 입니다.
▶ 인터뷰 : 홍수종 /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장
- "폐가 전부 딱딱 해지는 거예요. 어떻게 아느냐 하면 인공호흡기를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어떤 치료도 듣지 않자, 홍 센터장은 의사로서 두려움까지도 느꼈다고 말합니다.
이때부터 발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홍수종 /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장
- "학회 의사들에게 공유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회 발표하고 지역에 찾아가서 강의를 시켜주십사 (부탁했습니다.)"
결국, 5년만인 2011년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이라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홍 센터장의 할 일은 더 많아졌습니다.
환자 진료에 환경부의 가습기 살균제 역학조사까지 맡았습니다.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는 연구이지만, 홍 센터장은 포기하지 않겠노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 인터뷰 : 홍수종 /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장
- "아무도 나서지 않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 다 개인적인 책임이잖아요. 그분들에게 고통은 10년 동안 누적이 됐습니다. "
홍 센터장은 자신에게 향한 뜻하지 않은 관심이 이제부터라도 가습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옮겨졌으면 하는 바램을 남겼습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nice2088@mbn.co.kr ]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