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6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당시 광주에서 벌어진 참상을 가장 먼저 알렸던 파란 눈의 외신기자들이 다시 광주를 찾았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그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버스를 앞세운 시위대가 거리를 채웠고, 그 위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남성이 보입니다.
이어 계엄군을 태운 장갑차가 거리를 지나는 장면이 포착됩니다.
시신을 실은 군용트럭이 시민들 사이를 지나고, 붙잡힌 시민들이 군인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생생한 이 화면은 당시 독일 공영방송의 외신기자였던 고 유르겐 힌츠페터가 목숨을 걸고 촬영한 영상입니다.
아쉽게도 힌츠페터는 올해 1월 '광주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79세 일기로 세상을 떴습니다.
5.18기념재단은 그의 유지를 받들어 묘역을 만들고, 당시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5월의 참상을 가장 먼저 해외에 알렸던 '푸른 눈의 목격자' 힌츠페터는 36년 지난 광주 5.18 민주묘역에서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 인터뷰 : 브람슈테트 / 고 힌츠페터 미망인
- "저희 남편이 죽기 전에 원했던 대로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5.18 민주묘역)에 묻히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외신기자들은 당시 시민군 대변인이던 윤상원 열사를 생생하게 기억했습니다.
▶ 인터뷰 : 마틴 / 당시 미국 '볼티모어 썬' 특파원
- "윤상원 열사는 자신이 죽을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 눈빛을 잊지 못합니다.)"
이들은 내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해 의미를 더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오재호
화면제공 : 5.18기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