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서류를 만들어 정부가 지원하는 전세자금 36억 원을 불법대출 받은 조직폭력배가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심사가 허술하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유명 폭력조직에 속한 30살 이 씨 등 13명은 2014년 유령회사를 차리고 신용불량자 등 27명을 끌어모았습니다.
수개월 동안 마치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처럼 급여명세서 등 가짜서류를 꾸며 신용등급을 올렸습니다.
이후 범행에 가담할 집주인 16명과 함께 부동산에서 가짜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대출 신청을 합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최근까지 범행에 이용됐던 사무실입니다. 이들은 금융기관이 직접 찾아올 것에 대비해 실제로 사무실을 차리고 여직원까지 채용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은 전화만으로 허술하게 심사를 하고 쉽게 돈을 내줬습니다.
▶ 인터뷰 : 송기주 /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형식적인 심사를 통해서 적격심사를 했던 것이 문제인 것이죠."
이렇게 챙긴 36억 원 가운데 30%가량은 대출명의자가 챙겼고, 나머지는 총책과 모집책, 집주인 등이 나눠 가졌습니다.
돈을 갚을 길이 없었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채 모 씨 / 대출명의자
- "신고 안 되니까 갚지 않아도 신용불량만 된다고 (안심시켰습니다.)"
이들은 대출금 대부분을 도박자금이나 유흥비로 탕진했습니다.
관행적으로 이뤄진 허술한 대출심사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메꾸게 됐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오재호
화면제공 : 광주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