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외도 의심 차량 추격전’ 아내 집행유예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남편의 차를 몰래 뒤따르다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차로 들이받은 혐의(특수재물손괴 등)로 재판에 넘겨진 아내에게 법원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택시운전사는 합의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이 부부를 협박했다가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환승 부장판사는 아내 이 모씨(30)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공갈혐의로 함께 기소된 택시운전사 김모씨(46)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이 판사는 “이씨가 만취상태에서 남편에 대한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채 자칫 생명이나 신체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대해서는 “사회통념 상 용인되기 어려운 협박 수단을 사용했다”고 봤다.
평소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던 이씨는 지난해 6월 어느 날 새벽 4시가 다 됐는데도 남편이 소식이 없자 무작정 그를 찾아 나섰다.
당시 이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의 만취 상태에서 고급 외제승용차를 운전했다. 그는 서울 강남 일대를 살피다 운 좋게도 남편의 차량을 발견해 뒤쫓았지만 분을 참지 못한 나머지 남편의 차를 뒤에서 들이받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남편의 차뿐만 아니라 그 앞에 있던 김씨의 택시도 피해를 입었고, 남편의 외제차는 수리비만 3억여원이 나왔다.
이씨는 남편의 차를 들이받아 폭행하고 차량을 손상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함께 경찰 조사를 받던 김씨는 이씨에게 “이것은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 살인미수”라고 협박하며 합의금·수리비 등 2700여만원을 뜯어냈고 이 사실이 적발돼 함께 기소됐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