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묻지마 폭행 범인 "사람들이 마귀에 씌인 것 같아"
↑ 부산서 묻지마 폭행/사진=MBN |
25일 부산 도심 대로변에서 여성 2명을 각목으로 마구 폭행한 김모(52)씨는 26일 범행 이유에 대해 "돈이 없고, 주변 사람들이 마귀(망상)에 씌인 것 같아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동래경찰서는 이날 김씨에게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김씨에 대해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검거된 이후 줄곧 입을 다물었던 김씨는 이날 오전부터 자신의 신상을 조금씩 이야기하면서 결국 범행 이유를 털어놨습니다.
김씨는 2012년 서류 미제출로 정신장애 판정을 갱신하지 못했고, 지난해 7월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돼 생활고를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때부터 김씨가 생계급여 탈락에 대한 불만을 생필품을 훔치는 등 범행을 저지르며 외부로 표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김씨는 상해사건 2건, 폭행 1건, 재물손괴 1건 등으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달 21일에는 주차된 차량 유리와 백미러를 부수고, 23일 동네 슈퍼에서 바나나, 빵, 사과 등 생필품을 훔쳐 경찰에 잇따라 붙잡혔습니다.
당시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에서 탈락해 배가 고파서 바나나를 훔쳤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 정신장애 재판정을 받지 못한 김씨는 구청의 주요 관심 대상이었지만 실질적인 상담과 문제 해결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구청 복지담당 직원이 정신보건센터와 함께 수차례 찾아와도 김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형과 여동생 등 가족이 있었지만 사실상 연락을 끊고 살았습니다.
경찰은 김씨가 생계급여 자격 탈락에 따른 생활비 지원이 대폭 끊기자 이를 구청에 하소연하지 않고 속으로만 삭여오다가 절도를 저지르거나 여성에게 각목을 휘두르는 극단적인 폭력 행태로 표출시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김씨가 "사람들이 마귀(망상)에 씌었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정신장애도 범행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보고 정신 치료를 받게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씨에게 각목에 맞은 정모(78)씨와 서모(
정씨는 눈밑뼈과 어깨뼈, 갈비뼈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고 서씨 역시 머리가 찢어지고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경찰은 각목을 휘두르는 김씨를 제압한 시민 4명에게는 표창장과 포상금을 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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