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시원 환경 문제있다는 글, 업주 명예훼손 아니다”

자신이 일하던 고시원의 관리 실태를 폭로한 글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렸다가 고시원 운영자를 명예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직원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판사 장일혁)은 자신이 일하던 대구의 한 고시원 운영 실태를 비판한 글을 블로그에 게재했다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으로 기소된 홍 모씨(43)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홍씨의 의견이 고시원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공익적 성격이 크다며 1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하고, 검찰 항소를 기각했다.
1심은 앞서 “피고인은 고시원 총무로 일하면서 시설의 관리 상태나 식사의 품질 등에 관해 자신이 실제 경험한 일과 이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블로그에 게시했다”며 “주요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다”고 무죄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홍씨는 2014년 해당 고시원 총무로 일하면서 ‘고시원 이용자들이 먹는 쌀 품질이 나쁘다’ ‘먼지가 자욱해 지나다니면 발자국이 찍혔다고 한다’, ‘김치통 옆에 빨래 세제가 있어 세제가 김치통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 등의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검찰은 허위사실을 퍼뜨려 업주 명예를 훼손한 혐으로 홍씨를 기소했지만, 1심과 2심은 블로그의 글이 대체로 ‘객관적 사실’로 인정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