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대회서 음주 후 추락사…"술 강요 안 해 산재 아냐"

【 앵커멘트 】
직장 단합대회를 갔다가 술을 먹고 산책을 하던 도중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까요?
술을 본인 의사에 따라 먹었느냐, 아니면 권해서 먹었느냐가 배상 판단의 기준이 됐습니다.
한민용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3년 지점장 등 동료 15명과 인천 무의도로 1박 2일 단합대회를 떠난 51살 이 모 씨.

첫날 밤늦도록 술을 마시고 다음날 아침에도 몇몇 직원들과 술을 마셨습니다.

평소 주량보다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신 이 씨는 일행과 함께 둘레길 산책에나섰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저녁 회식 외에도, 다음날 일어난 뒤나 아침 식사 뒤에 자발적으로 술을 마셨다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인터뷰 : 김규동 / 서울행정법원 공보판사
-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과음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재해를 입은 경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없다…."

실제 신년 회식 참석 뒤 주차장에서 추락사 한 근로자에 대해선 자발적으로 과음한 게 인정되지 않는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고,

이웃 부서 회식에 참석했다가 맨홀에 빠져 숨진 근로자 역시 회사가 적극적으로 과음을 말리지 않았다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myhan@mbn.co.kr]

영상편집: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