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1개 조폭 가담한 불법 도박 사이트 적발

전국 21개 폭력조직이 가담한 불법 도박 사이트가 적발돼 조직폭력배 수십여명이 무더기 검거됐다.
울산지방경찰청은 국내 불법 도박 사이트를 장악해 회원 소개비 명목으로 돈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전북 익산지역 조직폭력배 김모 씨(31) 등 조폭 43명과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 55명 등 모두 98명을 검거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2015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도박 사이트에 관여한 김씨 등 조직폭력배 4명과 도박 운영자 4명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는 90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또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도주한 울산지역 폭력조직 간부 이모 씨(33)를 수배했다.
익산지역 조폭 김씨는 도박 사이트 31개의 회원을 모집해 주는 총괄 총책으로 회원 모집 대가로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판돈의 3~5%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지난 1년간 챙긴 부당 수익은 1억6000만원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조폭들에게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며 지역 총책으로 영입, 울산, 익산, 수원, 통영, 광주, 부산, 포항, 전주, 군산, 대전, 경산 등 전국 21개파 42명의 조폭을 범행에 가담시켰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 이용자들이 잃은 돈의 30%를 배당금 명목으로 챙겼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2~3개월마다 사이트를 폐쇄하고 대포통장을 해지했다. 이 때문에 도박 사이트에서 거래된 판돈의 규모는 정확히 집계가 안되지만 경찰은 최소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검거된 조폭들을 거의 다 알고 있었다. 지역이 다른 데 어떻게 알고 있는 지 세심히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조폭들은 나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대부분”이라며 “인터넷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익숙한 젊은 조폭들이 돈이 된다고 소문이 난 불법 도박 사이트에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