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 '비자금·로비' 전방위 수사…MB인사 대상 여부 주목
↑ 사진=연합뉴스 |
'집안싸움'과 각종 특혜 의혹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롯데그룹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해 수사의 칼날이 어디까지 향할지 주목됩니다.
서울중앙지검은 10일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 검사와 수사관 200여명을 투입해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7곳, 일부 핵심 임원 자택 등 17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대상에는 한국 롯데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호텔롯데와 또 다른 핵심축으로 꼽히는 롯데쇼핑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가 포함됐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그룹 본사 내 신동빈 회장 집무실과 평창동 자책, 신격호 총괄회장의 본사 내 거처 및 34층 집무실도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롯데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있으며, 주요 임원의 횡령·배임 사건으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검찰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호텔롯데와 롯데백화점, 롯데쇼핑 등으로 이어지는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호텔롯데 등의 매출 기록 누락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지수사를 담당하는 3차장 산하 2개 부서를 동원해 대규모 압수수색에 들어간 점은 향후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를 준비한다는 소문은 업계나 법조계 안팎에서 오래 전부터 돌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가 롯데쇼핑에서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으로 수십억원대 자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고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롯데 측은 정당한 활동비였으며 비자금 조성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2014년에는 신 헌 당시 롯데쇼핑 대표이사의 개인 비리에 초점을 맞춘 수사가 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에서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그룹의 지배구조 등이 상세히 드러나 검찰이 그룹의 의혹과 관련된 첩보를 다양하게 수집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규모 압수수색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 검찰은 우선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비자금이 조성됐는지, 오너 일가에게 흘러간 게 있는지를 포함해 그룹의 경영상 비리 전반을 살펴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기에 롯데그룹 창립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제2롯데월드 건설과 인허가 과정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군이나 정부 핵심 관계자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제2롯데월드는 2009년 건설안을 확정했으나 성남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의 안정성을 이유로 논란이 일었습니다. 2011년 11월 성남 서울공항의 활주로를 3도가량 트는 조건으로 최종 건축허가가 났지만, 공항에 이착륙하는 군용기의 안전성 문제가 여전하다는 지적과 함께 특혜 의혹이 이어졌습니다.
제2롯데월드 사업은 특히 이명박(MB) 정부들어 급물산을 탔고, 이에 따라 롯데가 MB 정권의 최대 수혜 기업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여서 이번 수사는 자연스럽게 MB 정권 핵심 인사들과 롯데간 유착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검찰은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에서 롯데측이 군 당국과 청와대 고위 인사, 정관계 실세 등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정조준해 수사
이 외에 부산 롯데월드 부지 불법 용도 변경이나 맥주 사업 진출 과정 등도 특혜 의혹이 제기된 부분입니다.
결국 검찰 수사는 계열사 간의 부당거래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의 전모를 밝힌 뒤 용처 등을 추적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질 전망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