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롯데상사 도 넘은 증거인멸…'차떼기'에 컴퓨터 포맷까지

롯데건설·롯데상사 도 넘은 증거인멸…'차떼기'에 컴퓨터 포맷까지

↑ 롯데건설/사진=연합뉴스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롯데그룹의 증거인멸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검찰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 안팎에서 "그동안 수많은 대기업이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입니다.

검찰은 증거인멸 관련자들을 엄벌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태세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이 14일 롯데그룹 10개 주요 계열사들을 상대로 벌인 압수수색에서 다수의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특히 롯데건설과 롯데상사의 증거인멸 행위가 두드러졌습니다.

롯데건설은 검찰 수사인력이 들어오기 직전 차량을 동원해 관련 서류와 문서를 모조리 빼돌렸다고 하는데, 이른바 '차떼기 증거인멸'입니다.

일부 직원은 검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칠 때 황급히 서류 뭉치를 들고나오다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기업 수사에서 차량을 동원해 증거인멸을 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는 또 '디가우징'과 유사한 전문 삭제 프로그램까지 동원해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 하드디스크 내 전자문서들을 복구 불가능한 수준으로 삭제했습니다. 중요 문서는 복사를 떠 직원 집이나 물류창고에 보관하다 들통이 났습니다.

감사실과 주요 임원실 등 검찰이 수색할 만한 장소의 책상은 서랍 속까지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롯데상사도 마찬가지였다. 사장실을 포함해 거의 모든 사무실의 책상 서랍과 캐비넷, 회사 금고가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습니다.

검찰은 지난 10일 1차 압수수색 때도 일부 계열사에서 다수의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1∼2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5∼6개 계열사의 증거인멸 정황이 두드러진다"며 "혐의가 확인되는 관련자를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