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 나포 압수어획물은 국산? 중국산?

중국어선 나포 압수어획물은 국산? 중국산?

↑ 중국어선 나포/사진=MBN

한국 바다에서 불법 중국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국산일까? 중국산일까?

15일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불법조업 중 나포된 중국어선은 작년 한 해 전국적으로 568척, 압수어획물은 25만4천374kg입니다. 중국어선으로부터 1척당 평균 448kg의 어획물을 압수했습니다.

해경은 나포작전 현장에서는 불법 중국어선 어획물을 우리 해역에서 잡아 올린 '국산'으로 판단합니다.

국산이 아닌 중국산으로 간주한다면 처벌 근거가 약해집니다.

중국 선원 대부분도 해경에 나포되면 불법조업 혐의를 피하려고 "중국해역에서 잡은 것"이라고 우깁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소형 목선 형태의 중국어선은 냉장·냉동시설을 갖추지 않아 수산물 선도를 싱싱하게 유지할 수 없습니다. 수산물을 잡으면 잠시 보관했다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운반선에 어획물을 팔아넘깁니다.

중국어선에 실린 어획물은 나포 당시에는 대부분 일정 상태의 선도를 유지합니다.

중국에서 NLL 해역까지 하루 이틀 걸려 싣고 온 '중국산'이 아니라, 나포 직전까지 우리 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국산' 수산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육상에 있는 해경부두로 중국어선을 압송한 후 압수어획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다소 사정이 바뀝니다.

중국어선이 부두에 도착하면 해경은 어획물을 사진으로 찍어 증거를 확보한 뒤 수협 중매인에게 공매 처리를 위탁합니다.

수협 중매인은 현장에서 수산물 수량을 보고 가격을 산정, 해경으로부터 어획물을 매입하고 해경은 수입을 국고에 귀속시킵니다.

어종은 꽃게·새우·광어·소라·조개 등 특정 어종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합니다.

수산물 선도에 따라 일부는 폐기되고 일부는 사료 원료로 사용됩니다.

선도가 그나마 괜찮은 것은 경매를 통해 소매상에게 팔려 수산시장으로 유통되는데 이땐 원산지가 '중국산'으로 표기돼 유통됩니다.

해경부두까지 압송되는 데 시간이 걸려 선도가 떨어져 국산과 같은 품질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협 중매인 박모(53)씨는 "경매 참여 중매인들은 중국어선 어획물을 중국산으로 본다"며 "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 바다에서 잡힌 것이어도 국산 시세의 60% 수준에서 낙찰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어선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압수어획물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중국어선으로부터 압수한 어획물은 2011년 1만9천675kg, 2012년 6만8천974kg, 2013년 9만8천756kg, 2014년 29만3천72kg, 2015년 25만4천374kg입니다.

5년간 중국어선 어획물을 팔아 국고에 귀속시킨 액수는 1억4천862만원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