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고 있는 30대 가구주의 88%가 전·월세 살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가구주의 경우 주택 자가비율이 61%인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지난해 기준 전체 서울시민 주거유형은 전월세 비율이 58.9%를 차지해 자가 비율 41.1%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30대의 월세 비율은 2005년 19.4%에서 10년새 41.5%까지 늘어 젊은 세대의 주거 불안 가중 추세가 확인됐다.
21일 서울시는 서울시민이 느끼는 삶의 질, 사회적 신뢰 및 공동체 의식, 교통, 보육 등 주요 생활상 227개 지표에 대한 시민의견을 조사한 ‘2016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한 달간 서울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만6837명)과 서울 거주 외국인 2500명을 대상으로 방문면접을 실시한 결과다.
지난해 가구 부채율은 전년 대비 0.2%p 오른 48.4%로, 전체 가구의 절반 가량이 빚을 떠안고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된 부채이유로는 주택임차 및 구입이 66.0%로 가장 높았다. 2위는 교육비로 인한 부채로 13.1%를 차지했다. 특히 연령별로 30대의 경우는 전체 76.7%가 주택임차·구입 때문에 부채를 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 40대는 교육비, 50대는 재테크 투자, 60대 이상은 의료비를 이유로 빚을 졌다는 응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다.
가구 구성을 살펴보면 ‘1~2인 가구’ 증가가 눈에 띈다. 서울시내 1~2인 가구는 10년 전 대비 6%p 늘어 전체 가구의 절반 수준까지 증가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2005년 21.5%에서 지난해 24.6%로 늘어 전체 가구구성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게 됐다.
부부 간의 학력 차는 차츰 좁혀져 10년 전과 비교해 여성 상위 학력자가 증가하고 있다. 고졸학력을 가진 남편보다 고학력인 아내(전문대졸이상 학력자)는 32.9%로 2005년 6.2%에 비해 무려 5배 이상 증가했다. 남편이 전문대졸 이상, 아내가 대졸이상인 가구 비율도 같은 기간 11.1%에서 20.9%로 늘었다. 남편의 학력이 아내의 학력보다 높아야
서울시민의 59.4%는 10년 후에도 서울에 거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경우 66.7%가 서울 계속 거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서울시민의 65.7%는 서울을 고향으로 느끼고 있으며, 20대는 비율이 70.1%에 달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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