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박 안한 광현호 살인혐의 선원, 해상 도주가능성 배제 못해
↑ 광현호/사진=MBN |
20일 인도양에서 선상 살인사건이 발생한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의 세이셸군도 입항을 앞두고 해경과 외교부가 살인혐의를 받는 선원 도주 가능성을 차단하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22일 오전 11시 현재 광현 803호는 세이셸군도 북동 방면 약 441㎞ 지점에서 평균 6노트(약 시속 11㎞)의 속력으로 운항하고 있습니다.
빠르면 23일 오전 10시 이후 세이셸군도에 도착합니다.
현재 살인혐의를 받는 베트남 선원 2명은 1명씩 나눠 다른 자국 선원 2∼3명과 함께 각각의 선실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장과 기관장이 살해된 뒤 선장 역할을 맡아 광현 803호를 운항하는 유일한 한국인 항해사 이모(50)씨는 베트남 선원의 자해와 자국 선원의 동요 등을 막으려고 선원을 감금하거나 결박하지 않은 채 3일째 불안한 동행을 하고 있습니다.
고립된 어선에서 살인 피의자들과 며칠간 함께 생활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포박 등 강제적인 신체 구속보다 돌발행동 시 자국 선원들이 이를 제지하는 '인의 장막'을 친 셈입니다.
만취 상태에서 살인을 저지른 베트남 선원은 술이 깬 뒤 다른 선원과 대화하고 식사도 하며 안전운항에 전혀 위협을 주지 않는다는 소식을 선사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부산 해양경비안전서는 밝혔습니다.
문제는 망망대해가 아닌 입항지인 세이셸 빅토리아 항 근처에 광현 803호가 왔을 때입니다.
살인을 저질러 한국 해경의 수사를 받을 예정인 베트남 선원이 체포를 피할 목적으로 해상 탈출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현지로 출발한 해경 수사팀은 광현 803호 도착 이전에 먼저 현지에 가서 피의자 신병 확보를 포함한 수사준비 태세를 갖출 예정이지만, 해상 탈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비를 못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해경은 외교통상부와 해양수산부 등과 협의해 세이셸 자치정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경비함이 광현 803호에 가까이 다가가면 오히려 선원을 자극할 수 있다는 해경 입장에 따라 신중하게 호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외교부는 광현 803호가 세이셸 배타적경제수역(EEZ)로 진입하면 세이셸
부산 해경 관계자는 "광현 803호에 있는 다른 선원의 안전과 피의자 신병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광현호를 이끄는 한국인 항해사와 긴밀한 연락을 취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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