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운전을 해야 하는 택시기사들은 볼일 볼 때가 마땅치 않아 주유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데 택시기사들에게 화장실 이용을 못 하게 하는 주유소가 늘면서 모멸감을 참고 아예 요강을 휴대하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윤범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주유소.
택시 기사가 화장실을 가려는데 주유소 직원이 손짓을 하며 쫓아냅니다.
공중화장실 앞엔 접근금지 표지판까지 세웠습니다.
광진구의 또 다른 주유소도 사정은 마찬가지.
"화장실 좀 왔는데요. (저 위에 우체국 화장실) 우체국을 가라고요?"
쫓겨난 택시기사들은 모멸감을 호소합니다.
"대문 앞까지 들어갔다가 나오면 오줌 마려운 사람이 얼마나 허탈하겠소."
▶ 인터뷰 : 조건영 / 택시기사
- "사람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생리현상 처리를 못 하게 되니까 인권침해도 받는 거 같고 그렇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별도의 소변통을 트렁크에 휴대하는 기사들까지 있는 상황.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실제로 한 택시기사가 갖고 다니던 소변통입니다. 일부 주유소들이 화장실 개방을 거부하면서 이런 휴대용 요강까지 필요했던 겁니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주유소엔 반드시 공중화장실을 두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늘 개방해야 합니다.
하지만 LPG를 쓰는 택시가 기름을 팔아주지 않다 보니, 이렇게 일부 주유소들이 화장실 이용조차 못 하게 하는 겁니다.
▶ 인터뷰 : 김광수 / 서울시의원
- "공중화장실 개방하지 않았을 경우에 범칙에 대한 내용을 담아서 조례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서울시는 그 조례가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주유소의 각박한 인심과 대다수 지자체들의 관리 부실로 택시 기사들의 인권은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