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사고로 노인 4명 실종 "정선아리랑 알리려 했는데…"
↑ 정선 사고/사진=연합뉴스 |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아리랑 배워 공연도 하면서 정선아리랑 알리려 했는데…"
밤사이 폭우가 내린 정선에서 하천으로 추락한 승용차에 탄 60∼70대 노인 4명이 실종된 가운데 마을 주민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수색 작업을 지켜보거나 빗줄기가 가늘어지자 직접 수색에 나서며 실종자들 생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광덕1리 주민 20∼30명은 어딘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뿔뿔이 흩어져 실종자를 찾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마을 주민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살아있기만을 바랄 뿐이다"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특히 실종자들이 지난 4일 오후 9시께 마을 경로당에서 아리랑 전수교육을 마치고 귀가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아리랑 전수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리랑 전수교육은 정선아리랑을 국민에게 보급하고자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 2011년부터 학교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입니다.
정선군에서는 경로당 3곳이 스스로 신청해 교육받고 있습니다.
실종자들은 지난해 생활문화동호회 공연에서 아리랑 전수팀으로는 유일하게 참가하는 등 아리랑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습니다.
개미보다 부지런하다고 해서 붙여진 '개미들 마을'이란 이름 그대로 이들은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아리랑을 배웠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후 3∼5시 교육받았으나 농번기가 시작된 5월부터 오후 7∼9시 시간을 옮겨 배울 정도로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리랑은 유일한 여가 문화이자 알려야 할 유산이었습니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 관계자는 "농번기에는 밤늦게까지 전수교육을 받으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던 분들인데…"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정선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정선군 남면 광덕리 인근 하천에 모닝 승용차가 급류에 휩쓸린 채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차 안에는 탑승자가 없었으며 운전자 김모(75) 씨를 비롯해 권모(74·여), 이모(65·여), 유
경찰과 소방당국은 김 씨 등 탑승자 4명의 소재를 파악하는 동시에 2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하천 주변을 중심으로 수색 중입니다.
정선군도 낙동2리 개미들 마을 체험관에 현장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전정환 군수가 직접 지휘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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