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떼 습격에 해수욕장 비상…출현율 9.5%↑·쏘임 사고 속출
↑ 사진=연합뉴스 |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 해수욕장에 독성이 있는 해파리떼가 수시로 출몰해 피서객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부 해안에서는 상어가 출몰하기도 해 해경, 관할 지자체 등이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11일 국민안전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해안에는 유해생물로 지정한 보름달물해파리·노무라입깃해파리·작은부레관해파리를 비롯해 입방해파리, 유령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등 6종류가 5∼11월 사이에 주로 나타납니다. 크기는 10∼50㎝로 다양하며 보름달물해파리(약독성)를 뺀 나머지 5종이 강·맹독성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전국에 각종 해파리 출현율은 작년보다 약 9.5%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강독성인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율(20%)은 작년(7.94%)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수욕장 곳곳에서 해파리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부산 해수욕장 7곳에는 최근까지 해파리 쏘임 사고가 240건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74건)보다 3배 이상 많습니다.
해운대가 125건으로 가장 많고 송정(34건), 임랑(34건), 광안리(33건), 송도(7건), 일광(5건), 다대포(2건) 등입니다. 119수상구조대가 해수욕장 7곳에서 포획한 해파리는 1천790마리에 이릅니다.
경북 울진·영덕·포항·경주와 강원도 삼척·강릉·양양 등 동해안 전역에도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보름달물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등이 발견됐습니다.
지난 2일 경주 관성해수욕장에서는 40대 남성이 지름 30㎝ 크기 해파리 4마리를 치우기 위해 접근했다가 발등에 쏘여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지난달 26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남자 고교생 6명이 해파리에 쏘여 응급조치를 받았습니다.
지난 7월 8일 개장한 강원도 삼척·맹방해수욕장 2곳에서도 최근까지 300여건의 해파리 쏘임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동해 망상해수욕장에는 주말에 많을 때는 30∼40명이, 양양 낙산해수욕장은 하루 동안에 10여명이 해파리에 쏘여 치료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이밖에 30개 해수욕장이 있는 충남 태안 등에서도 피서객이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피서객이 해파리를 무리하게 제거하기보다는 관계 당국에 신고하는 편이 낫다"며 "쏘였을 때는 응급처치방법을 참고해 소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남 남해에서는 멸치 등을 잡기 위해 설치한 정치망에 해파리가 대거 들어오는 일이 빈번해 어민이 울상짓고 있습니다.
남해군은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지난해보다 많이 발생해 어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그물 속 절반 정도를 채운 해파리가 잡힌 어류의 상품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파리 피해는 해마다 되풀이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해파리를 완전히 없애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해운대구는 3년 전부터 해수욕장에 해파리 차단 망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해운대 백사장에서 바다 방향으로 80m 떨어진 지점인 수영금지 부표와 수상레저금지 부표 사이 길이 1.4㎞에 해파리 차단 망을 설치했습니다.
또 어선을 투입해 차단 망을 넘어가는 해파리를 손 그물로 제거하고 있습니다.
경주 등 동해안 시·군 역시 해파리 출몰을 경고하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수상안전요원 등을 투입해 해파리 제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경남 남해군은 공설 해수욕장 4곳에 해파리 방지망을 설치했으며, 하루 7∼8t가량 해파리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덩치가 큰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차단 망에 걸리고 크기가 작은 보름달물해파리가 파도에 차단 망을 넘어 해변으로 밀려와 일부 피서객과 접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도 해수욕장 피서객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울산해양경비안전서와 8월 말까지 주전몽돌해변에서 드론을 활용해 해파리 출현위치, 분포현황, 위험구간 등을 파악했습니다.
또 권역별 해경본부 안전관리 수요를 반영해 이를 전국으로 확대·운영할 계획입니다.
해파리 외에도 해경 등은 상어 출몰에 대비한 안전관리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경북 영덕 앞바다에서는 길이 150㎝, 둘레 45㎝ 크기 상어 1마리가 조업 중인 어선(24t급)이 쳐둔 그물에 걸렸습니다.
2012∼2013년 영덕 앞바다에서는 청상아리 3마리가 잇달아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청상아리는 잡식성에 성질이 난폭하고 사람이나 보트도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여름철 해수욕객 주의가 필요합니다.
포항해경은 상어가 발견됨에 따라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상어가 출몰한 해역을 중심으로 집중 감시하고 있습니다.
상어 피해사례가 종종 발생한 충남 해안에도 최근 폭염으로 바닷물 수온이 상승해 상어가 출몰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해경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보령해경 관계자는 "아직 상어 출몰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며 "하지만 서해안도 상어 안전지대가 아닌 데다
이밖에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119수상구조대가 상어 출현에 대비해 상어차단기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어민이나 해수욕객이 상어를 발견하면 122로 즉시 신고하고 해수욕을 할 때도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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