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거부에 무죄 선고

청주지방법원 형사 4단독 이형걸 판사는 지난 1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 모씨에 무죄를 선고했다. 장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종교적 신념 때문에 병역을 기피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장씨는 지난해 12월 현역병 통지서를 받았다. 하지만 전쟁 준비를 위해 총을 들 수 없다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했다. 장씨는 그의 선택이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근거한 양심적 병역 거부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이 판사는 장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사는 “사회 봉사나 대체 복무 등으로 피고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도 국가에 기여할 방법이 있다”며 “정부가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형법적 처벌만 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말했다.
1년 사이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장씨를 포함해 모두 9명이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더라도 그동안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2004년과 2011년 두 번에 걸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처벌 근거인 병역법 88조를 합헌으로 봤기 때문이다. 병역법 88조는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이 조항은 지난해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은 3명의 남성이 헌법소원을 내며 헌재의 심판대에 올라 있다.
[디지털뉴스국 서정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