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는 일반적으로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요즘엔 워낙 개체수가 늘어나 계절을 가리지않는다고 합니다.
지금 농촌에서는 수확을 앞둔 고구마나 복숭아가 한창 영글어가고 있는데, 멧돼지가 출몰해 농작물을 싹쓸이하고 있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사냥개들이 100kg도 훨씬 넘는 멧돼지를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멧돼지는 날카로운 이빨로 되받아 쳐보지만 사냥개들의 협공에는 당할 재간이 없습니다.
먹이를 찾아 농가까지 내려와 농작물을 갈아 엎었다가 포획된 겁니다.
피해를 입은 논바닥은 태풍을 맞은 것 처럼 파헤쳐져서 한해 농사를 망쳤고,
알맹이가 여문 옥수수와 고구마 밭은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지금 이곳은 고구마밭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약 50m 이상 고구마 고랑을 최근에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떼가 모두 먹어 치워버렸습니다."
▶ 인터뷰 : 이수용 / 농민
- "주위를 철망으로 다 막아놨는데도 치고 들어오니까 농사를 지어봐야 재미도 없고"
농가 피해가 늘어나자, 엽사들이 멧돼지 사냥에 나섰지만 여름철은 멧돼지 잡기가 더욱 여의치 않습니다.
▶ 인터뷰 : 이진홍 / 유해조수피해방지단
- "풀이 많고 농작물이 키가 크다 보니까 포획물이 잘 안 보이지요. 더운 날씨에다 밤에 찾아다니려니까 힘들어요."
멧돼지로 인한 피해액은 지난해 기준 연간 47억 원, 개체수도 5년 전보다 25%나 증가했습니다.
한 해 동안 애써 키운 농작물을, 멧돼지한테 고스란히 빼앗겨야 하는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김경준